항소심 앞둔 이미자 ‘탈세 논란’, 돌파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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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자는 60년 가수 인생을 살며 주로 가련하고 애련한 노래를 불러 ‘엘레지의 여왕’이란 수식어를 달았다. ‘행여나 오시려나’로 데뷔한 후 인생곡 ‘동백아가씨’ 등 무려 2000 여 곡을 발표해 한국 가요 역사상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해방과 6.25를 넘어 개발산업 시대를 거치는 동안 고단한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준 국민가수이기도 하다. 이미 열 살 이전부터 노래에 출중한 재능을 보였고, 여고 졸업 무렵 아마추어 콩쿠르에 출전해 입상할 만큼 뛰어난 기량을 갖췄다. 58년 데뷔 음반 타이틀 곡 ‘님이라 부르리까’로 출발부터 주목을 받은 뒤 1964년 발표한 ‘동백아가씨’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다. 2002년 국내 가수로는 처음으로 평양특별공연을 해 남한과 북한에 동시 생중계되는 기록을 남겼다. 이런 국보급 가수 이미자에게도 피해갈 수 없는 관문은 도덕적 양심이다. 다름 아닌 ‘탈세 논란’이다. 그를 둘러싸고 다시 수면 위에 떠오른 탈세 논란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껄끄러운 진실’로 대중 앞에 제기됐다. 지난해 부과된 19억 세금 불복 소송에서 패소하면서다. 이미자는 공연비 등의 일부 소득을 남편과 아들 통장에 입금하는 방식으로 신고를 누락했다. ◆ 추석연휴 직후 항소심 판단, “탈법 부정행위”vs”가혹하고 억울하다” 서울행정법원이 지난달 이미자가 낸 종합소득세 등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종합소득세를 단순히 적게 신고하는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은닉행위를 했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당사자한테는 절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예상치 못한 결과였지만, 팬들의 실망감은 컸다.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는 대스타일수록 더 높은 도덕적 양심과 국민적 의무가 강조되는 탓이다. 이런 얼룩은 ‘가요계 자존심’ 이미자 이미지에 치명적 상처다. 특히 오랜 세월 애절한 목소리로 국민을 위로하고 애환을 함께한 인물이라는 점에서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부분이다. 일단 이미자는 “이미 세금을 다 냈고 탈세와 무관하다” 고 해명을 했다. 그런데 논란 중에서도 하필이면 ‘탈세’라는 부정적 상징성 때문에 대중이 갖는 허탈과 실망감은 더 크게 와닿는다. 이미자가 제기한 해당 소송은 추석 연휴 직후인 10월 초 항소심 판단을 남겨두고 있다. 이미자 측은 “매니저 권모 씨(2016년 작고)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 가혹하고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설령 의도하지는 않았더라도 당국은 탈법과 부정행위를 겨냥하고 있다. 아직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그는 콘서트 등 예정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 탈세논란 ‘불균형 갑을관계’ 무너져 치명타 논란에 휩싸인 이후 자중해야 한다는 일각의 목소리와 정반대 행보다. 이미자는 어쩌다 이런 처지에 놓이게 됐을까. 사실 이미자의 공연수익금 축소 및 세금 탈루의 실체는 국내 공연제작시스템의 오랜 구조적인 문제와도 직결된다. 무엇보다 흥행 역량을 가진 가수와 공연기획사 사이의 불균형 관계다. 공연 유치가 우선인 기획사로서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고 굴레다. ‘스테디 셀러’, 이른바 꾸준히 콘서트 흥행이 가능한 유명가수들은 조건에 따라 언제라도 새로운 기획사를 선택 또는 교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기획사는 검증된 수익콘서트 유치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공연이 실패해 수천만원씩 손해를 보는 것보다는 다소 불리한 조건이라도 관객몰이가 가능한 아티스트가 낫다는 인식, 즉 갑질 피해를 스스로 감수하는 구조다. 공모 또는 방조해온 기밀을 스스로 폭로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십 수년간 동고동락한 기획사가 탈세 내용을 제보한 것도 알고 보면 바로 이런 불평등 구조에 대한 항변이었다. 이미자의 이름 석자는 대한민국 가요계가 인정하는 자존심이다. 이룩한 성과가 크고 높을수록 지금 도덕적 양심이 언급되는 이 상황이 난감할 수밖에 없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국민과 애환을 함께한 영원한 가수로 기억되는 마무리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출처 : [http://news.tf.co.kr/read/entertain/1733952.htm, 2018/09/26 12:0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