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영화제 속 숨은 일꾼들, 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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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드레스와 턱시도. 플레시 세례를 받는 배우와 감독. 보통 영화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다. 문득 궁금해졌다. 이 빛나는 한 장면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이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하고 말이다. 궁금증이 시작되자 영화제 곳곳에 숨은 조력자들이 보였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만들고, 만들어가고 있는 숨은 일꾼들을 만났다. 4일 오전 영화의 전당에 도착하자마자 보인 건 부산국제영화제 로고 티셔츠를 입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자원봉사자였다. 그들은 관광객들을 맞고 안내하며 영화제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전국각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모이는 인기 있는 행사로도 유명해 경쟁률도 치열하다. 자원봉사자로 뽑힌 이들을 보면 ‘자부심’이 느껴질 정도로 그들의 뿌듯한 표정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그만큼 부산국제영화제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 행사라는 증거였다. 자원봉사자 윤재상(24)씨는 영화제 GV(관객과의 대화), 기자 안내를 맡았다고 소개했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왔다는 그는 “부산국제영화제에 한 번 와보고 싶었다. 관객으로 오는 것도 좋지만 행사 일원으로 참여해보고 싶어서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영화 쪽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데 이번 기회를 계기로, 영화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며 “한국에서 제일 큰 영화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뿌듯한 일인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 박신(25)씨 역시 “부산사람인데 영화제에 자주 오진 않았다. 지난해 기대 없이 왔는데 생각보다 잘 돼 있고 재밌다는 생각이 들어서 올해 봉사자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관객. 올해는 영화제 내부자가 된 그는 “맡은 역할이 있기 때문에 긴장감도 들고 걱정도 된다”며 “큰 실수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마무리 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20대 초, 중반으로 꾸려진 자원봉사자들은 큰 행사의 일원으로 함께 하게 됐다는 것에 의미를 두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그들의 밝은 모습에 기자 역시 좋은 에너지를 가득 받았다.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는 무대 설치와 레드카펫 개막식 화면 중계를 위해 많은 이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이 가운데 스타들의 모습을 담아 관객에게 전하는 현장중계 카메라맨의 모습이 궁금했다. 그야말로 화면 뒤에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부산국제영화제 현장중계팀의 김정수(35) 씨를 만났다. 그는 “항상 주인공들을 비추다가 그 이면에 있는 저를 비추는 게 참 신선한 것 같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김정수 씨는 “레드카펫 포토월에 선 스타들을 찍기 위해 왔다”고 소개했다. 10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그는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고 싶은 일이 아닐까 싶다”며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번이 처음인데 국제적인 행사에 참석해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행사의 분위기를 관객에게 더욱 더 잘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기 때문에 리허설도 하고 철저하게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큰 행사라 부담감도 좀 있겠다”라고 말하자 “프로라서 괜찮다”며 여유있는 미소를 지었다. 영화의 전당 중심축 건물인 비프힐(BIFF HILL)에는 국내외 영화인들이 교류하는 장, 프레스센터, 기념품, 문화공간 등 다양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국내외 많은 사람이 오가는 이곳에는 올해 특별히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사카모토 류이치의 전시장이 마련됐다. 뜻밖의 전시에 어떤 사람이 어떤 사연으로 기획을 했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사카모토 류이치가 영화 음악과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건 알고 있지만 영화제에서 음악관련 전시를 한다는 것은 제법 신선했다. 이번 전시는 김영호 프로그래머의 특별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사카모토 류이치의 다큐멘터리 영화 ‘코다’에 등장한 피아노가 전시된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영화음악 작곡가로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국내영화 ‘남한산성’에 참여했고 ‘분노’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 ‘마지막 황제’ 등 다수의 영화음악 작업을 했다. 그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도 선정됐다. 전시 담당자 ‘글린트’의 최우정 팀장은 “일본 쓰나미 관련해서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피아노다. 미야기현 농업고에서 침수된 것으로 상태도 좋지 않다”며 피아노의 남다른 의미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이 이 전시를 보고 자연의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자연의 문제를 예술로 승화시킨다면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 더 깊이 남을 것”이라며 “이번 영화제에 조금이라도 협조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영화제에서 바쁜 곳 중 한 곳으로 뽑이는 프레스센터에는 국내외 기자들을 맞이하고 안내하는 부산국제영화제 홍보팀 지유경(25) 씨가 있었다.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다니며 친절히 응대하는 그의 모습에 베테랑인줄 알았더니 사실 지난 7월 처음 부산국제영화제에 합류했다고 했다. 지유경 씨는 “홍보 일은 처음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서비스직만 해봤는데 홍보 일이 적성에 맞는 거 같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기자들 프레스카드를 등록과 프레스뱃지 작업, 생중계와 센터 관리를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지유경 씨는 “여기에서 일하는 많은 분이 영화제에 대한 프라이드가 정말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행사라서 외국에서도 관심이 많구나를 피부로 느꼈다. 뿌듯하고 보람차다”고 말했다. 우리가 좀 더 편리하고 편안하게 영화제를 즐길 수 있었던 건 이처럼 숨은 일꾼들 덕분이었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또 즐거워할 줄 아는 그들의 마음이 부산국제영화제를 더 빛나게 만드는 듯 하다. 신참부터 10년차 프로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손끝에서 탄생되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세계적인 영화제로 거듭난 데에는 지금 이 시간에도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출처 : [http://news.tf.co.kr/read/entertain/1734607.htm, 2018/10/06 12: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