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기자 앞 황치열, ‘짠 내 폴폴’ 인생 선배

vVMFfqB_o

“제 몸이 가난을 기억합니다.”가수 황치열의 ‘짠 내나는 말’에 여러 번 눈물을 훔칠 뻔한 인터뷰였다. 연예인이 아니라 인생 조언을 해주려고 만난 지인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17일 오후 3시 서울 성수동 한 카페에서 황치열 두 번째 정규 앨범 ‘The Four Seasons’ 발매 기념 인터뷰가 진행됐다.’The Four Seasons’는 사랑의 사계절을 담아 사랑의 시작부터 이별, 그리고 새로운 시작까지 다양한 사랑 이야기를 황치열만의 감성으로 풀어낸 앨범이다. 황치열은 타이틀곡 ‘이별을 걷다’를 포함해 총 11곡의 수록곡 작사 및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인터뷰 장소로 향하던 버스에서 황치열을 검색해 본 결과들 중 가장 인상 깊은 건 “5만 원짜리 패딩 하나로 겨우내 버텼다”던 그의 발언이었다. 안면도 튼 적 없는 황치열의 고된 시절에 자신도 모르게 공감된 인턴기자는 눈물을 흘릴 뻔했다. 이어 “성공한 후 문짝 두꺼운 외제 차 한 대를 뽑았다”던 그의 또 다른 발언은 다시 눈물이 쏙 들어가게 했지만.오전 11시부터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였기에 황치열도 그 나름대로 지쳐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그는 인터뷰 내내 질문 하나하나에 진중하게 생각하고 대답하려는 자세를 보였다. “과거 힘들었던 무명 시절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기억은 아니세요?”라는 선배 기자의 질문에 황치열은 “다시 돌아가고 싶다거나, 기억하고 싶지 않던 시절이라고는 생각 안 해요”라며 “그냥, 그 때의 저도 결국엔 저예요”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와 저는 달라진 게 없어요. 그때 바쁘게 살던 게 지금도 버릇이 돼서 항상 뭔가를 하려고 하고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요”라며 “그때의 황치열도 결국 나고, 지금의 나도 결국 황치열이라고 생각하기에 달라진 것이라던가, ‘과거의 내가 어땠다’고 구분 지어 생각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 몸이 가난을 기억해요. 달라진 것 없이 전 계속 이렇게 바쁘게 일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몸이 가난을 기억한다’는 황치열의 말에 몇몇 기자는 미약하게나마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걸어온 외롭고 고된 9년의 세월을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지만 이보다 더 위로로 다가온 그의 말이 있었다. 무명 시절을 얘기하던 황치열은 “금전적으로 힘든 것 보다 더 힘든 게 있어요. 희망이 꺾였을 때요”라고 말했다. 그는 “‘뭔가 잘 될 것 같다’ 싶으면 고꾸라지고, 또 ‘잘 되겠다’ 싶으면 다시 부러지고… 이렇게 희망 고문 속에서, 희망이 꺾이는 걸 경험하는 게 저는 더 힘들다고 생각해요”라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 묵묵히 혼자만의 길을 걸어온 황치열만의 강한 내공에서 우러나오는 진심 어린 고백이었다. 또 황치열은 “위로를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도 제가 오는 길을 탐탁지 않아 하셨고, 12년 전 첫 앨범을 발매할 때도 ‘나는 혼자다’는 느낌이 강했다”며 “이번 정규앨범은 팬들과 함께라는 위로감이 있지만”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얼마나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을 유지하기 위해 혼자서 걸어왔을지 짐작됐다. 이어 그는 인터뷰 후반 부쯤 “부모님은 요즘어떻게 응원의 말을 보내시냐”는 질문에 황치열은 “그런 응원이나 위로는 절대 안 하신다”며 “왜냐면 원래 제가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도 전혀 지지하지않으셨어서 지금도 딱히 별다른 말은 안 해주신다”고 웃으며 말했다.인터뷰를 마무리하는 시간도 인상 깊었다. ‘인터뷰’라는 공적인 일이 끝나고 사적인 자리로 돌아오는 그 언저리쯤이었다.황치열은 마지막으로 ‘The Four Seasons’ 앨범을 홍보했는데, 앞서 인터뷰 동안 보여줬던 진중함은 벗어버린 그는 이때만큼은 마냥 ‘동네 아는 오빠’ 같았다. 주섬주섬 앨범을 든 그는 “앨범 표지에 원래 ‘4’와 ‘황치열’이라는 문구를 엄청 크게 박으려고 했어요”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근데 지금 되게 심플하죠? 기자님들이 다이어리로 사용할 수 있게 실용성을 높이려고 다 빼버렸어요”라며 “일 년 내내 기자님들이 다이어리로 잘 쓰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설명했다.취재진이 예의상(?) 웃음을 짓자 황치열은 또 “진짜 다이어리처럼 속지가 일기 형식으로 칸도 많이 그려져 있고 쓸모 있거든요. 앨범 뒤에 이 종이(앨범 뒤 표지를 감싼 인덱스 종이)도 그냥 떼버리세요”라며 “그럼 절대! 황치열 앨범으로 오해받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고 써주세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그는 마지막 까지도 “앨범 안에 제 사진이 좀 많죠? 그런데 이것도 ‘황치열 얼굴이 보기 싫으시다’ 싶으시면 포스트잇을 붙여서 가리시면 됩니다. 가려버리세요”라며 “그럼 알차게 쓸 수 있어요”라고 ‘깨알 설명’을 덧붙이며 기자들을 웃음짓게 했다.이렇게 ‘짠 내 폴폴’ 뿐이었지만 이제는 ‘단내 폴폴’ 나는 가수로서 삶이 펼쳐진 황치열의 신곡 ‘기억을 걷다’는 21일 오후 6시 공개된다.
출처 : [http://news.tf.co.kr/read/entertain/1743823.htm, 2019/01/24 05: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