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림도 놀란 ‘쇼케이스 특화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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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에서 MC딩동(40·허용운)의 명성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각종 행사 MC로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면서 존재감이 부각되더니 어느새 유명 가수부터 신인 가수까지 신곡 쇼케이스 무대엔 어김없이 그가 서 있다. 방송인 박경림과 대비되기도 한다. 박경림이 시사회와 제작발표회 등 스크린 쪽을 장악한 반면 MC딩동은 자타가 인정하는 ‘가요 쇼케이스 맞춤형’ 특화 MC로 자리매김했다. 인기비결은 무엇보다 친근한 이미지에, 다양하고 풍부한 아이돌 행사 경험이다. 일반 가수들을 넘어 아이돌 행사 전문으로도 유명하다. 스스로 “대중적으로 주목받는 스타는 아니지만 아이돌 MC만큼은 자신있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한때 음악방송에 출연한 아이돌 14개 팀 중 12개 팀 쇼케이스를 내가 진행했다”고 했다. 필자는 종편채널 개국 초기 MC딩동과 함께 1년 이상 방송을 한 적이 있다. 무엇보다 그는 감각적 순발력이 무기다. ‘재야의 유재석’으로 불리고 있는 그와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로 7년 만에 다시 만난 느낌도 새로웠다. 스페셜인터뷰는 지난 24일 서울 상암동 사옥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과거 KBS2 로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1박2일’에 레크리에이션 강사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방송에 정식 데뷔하기 전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했어요. 사실 연기에 매진하고 싶었는데 차츰 연기보다는 마이크 잡고 분위기 띄우는게 적성에 맞더라고요. 그래서 개그맨 공채시험을 응시하게 됐고, 개그맨이 된 뒤에도 콩트나 연기보다는 마이크 잡는 쪽으로 관심을 갖게 됐죠. ‘1박2일’도 방송가에 소문이 나서 출연하게 된 건데 어렵게 잡은 기회를 실력 발휘 못해 놓칠 수 있나요. 마이크만 쥐어주면 저는 언제든 ‘물 만난 고기’입니다. 방송가 주변에서 그의 존재는 독보적이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불후의 명곡’ 등 방청석 관객과 교감하는 인기 방송프로그램의 사전 MC는 모두 그의 몫이다. 방청석의 반응에 따라 그날의 녹화 성패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는 녹화에 앞서 분위기를 되살리는 감초 중의 왕감초다.-바쁜 활동과 함께 MC딩동이란 특이한 이름이 궁금하다. 이름에 특별한 사연이라도 있나. 10여년 전 인터넷 방송에서 길거리 VJ를 할 때인데요. 당시 TV 프로그램에서 길거리 방송으로 유명했던 닥터 노(노홍철) 처럼 사람들한테 기억하기 쉬운 뭔가 특이한 이름이 필요할 거 같았어요. ‘이빨’ ‘MC 뻐꾸기’ ‘떡볶이’ 등 여러개를 놓고 고민했는데, 마침 호프집에 갔다가 벨을 누르면 종업원이 오는걸 보고 ‘MC딩동’이 된거죠. 언제 어디서든 부르면 열심히 달려가겠다는 의미도 있고요. MC딩동은 2003년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며 주특기였던 레크리에이션 행사 MC로 틈틈이 활동했다. 개그맨 데뷔는 그에게 맘껏 활개를 칠 수 있는 날개를 달아줬고, ‘MC딩동’이란 색다른 이름을 만들게 된 계기가 됐다.-영화 시사회 박경림과 쌍벽을 이루는 쇼케이스 단골 MC가 됐다. 유독 쇼케이스 MC를 많이 하게 되는 이유가 있나? 그러고 보면 어느 분야든 전문가는 따로 있다는 걸 믿어요. 대중을 향한 이벤트 MC는 우선 유명세나 인지도가 많이 좌우합니다. 그런 점에서 영화쪽 박경림 씨의 활약은 인정해요. 쇼케이스는 일반인들보다는 기자들이나 가요관계자들이 대상이다 보니 썰렁해질 가능성이 커요. 우선 분위기부터 띄워야하는데 매끄러운 진행 능력이 필수죠. 제 개런티가 싼 건 아니지만, 가성비만 봐도 저 아니면 적합인물이 없죠. 가장 중요한 건 해당 가수나 소속사가 만족해야 해요. 그는 2007년 SBS 개그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방송에 입문했지만, 4개월 만에 ‘웃찾사’가 폐지되면서 개그 프로그램은 단 한번도 출연해볼 기회가 없었다. 정찬우 김태균이 운영하던 대학로 컬트패밀리에서 극단생활을 하며 생활고에 시달리다 돌잔치 등의 MC를 했다. ‘윤도현 러브레터’ 사전 MC로 발탁된 뒤 ‘유희열의 스케치북’까지 이어졌고, 특유의 붙임성으로 출연가수들과 돈독해진 뒤 자연스럽게 쇼케이스 진행을 맡게 됐다. 그는 “매니저들이 먼저 만족해 하나둘씩 요청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요즘 가요계에서는 ‘MC딩동이 쇼케이스 진행하면 음반이 대박 난다’는 소문도 있더라. 무슨 얘기인가. 제 첫번째 쇼케이스 진행은 MC몽 ‘아이스크림’ 발표였어요. 당시엔 워낙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 보니 쇼케이스 기사에 저를 일반인으로 알고 얼굴 모자이크 한 적도 있었죠. 결국은 실력입니다. 시작은 굴욕이었지만 워낙 현장 상황에 맞게 깔끔하게 정리해 반응이 좋았고, 입소문이 나면서 ‘특화 MC’로 인정을 받은 거죠. 제가 진행해야 노래가 히트한다는 말은 매니저들끼리 소통하면서 퍼진 걸로 알고 있어요.-‘아이돌 전문MC’라는 꼬리표도 붙었다. 역시 그냥 얻은 별칭은 아닐 텐데 객관적 지표가 있나. 한때 음악방송에 출연한 아이돌 14개 팀 중 12개 팀 쇼케이스를 내가 진행한 적이 있어요. 팬들이 진행장면을 SNS로 올리고 호평을 해주면 급속히 파생돼 저의 존재감을 극대화시켰거든요. 또 하나는 H.O.T, GOD, 젝스키스 등 아이돌 1세대 형님들도 주로 제가 했어요. 문희준 쇼케이스와 결혼식 사회, 김태우 딸 돌잔치, 은지원 토니안 팬미팅까지 하다보니 자연스레 그런 호칭이 붙더라고요.아이돌 가수들의 쇼케이스를 많이 맡으면서 파생 행사 수입도 늘었다고 한다. 아이돌을 광고모델로 발탁한 기업체가 팬과 고객들을 위한 행사를 기획하면 MC딩동이 주로 낙점되는 덕분이다. 워너원이 ‘비타500’ ‘리복’ 등의 팬참여 행사와 지난해 연말 아이돌이 대부분 참석한 KBS 가요대축제 레드카펫 행사 MC도 2년 연속 그가 진행했다.-쇼케이스를 독식하는 비결이 뭔가. 다른 MC들과 차별화 전략이 있나? 없던 영역을 개척한다는 건 쉬운 게 아니잖아요. 공부를 많이 합니다. 바쁘고 잘 나가는 인기 MC들이 당일 기본 컨셉트만 대충 듣고 진행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달라요. 일단 일반팬 상대가 아니어서 미밋하고 어색하기 쉬운데 그런 점을 감안해 멤버들의 생일이나 개개인의 주특기, 팬덤의 동향 등을 사전에 철저히 분석해가죠. 심지어 신인가수들의 경우는 1시간전에 미리 가서 재미난 상황들을 준비해두기까지 해요. 실제로 쇼케이스 현장은 카메라 플래시 터지는 소리나 컴퓨터 자판 두드리는 소리 외엔 썰렁한 편이다. 진행자의 스타일에 따라 분위기는 180도 달라진다. MC딩동은 해당 가수들에게 보도자료에 없는 예상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변까지 챙겨줘 결과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한때 95%까지 독식하다, 최근엔 프리아나운서들이 가끔 끼어들면서 조금 줄었지만 그래도 전체 분량 80%선은 여전히 그의 몫이다.-항간에는 영화쪽으로도 슬슬 영역을 넓혀가기 시작해 박경림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그런 소문이 들린다니 제가 더 긴장이 되네요. 근래에는 가요와 영화 모두 하루에 두 번씩 MC가 필요해요. 쇼케이스나 영화제작발표회 후 팬서비스를 위한 SNS 홍보를 라이브(V라이브 또는 페북라이브)로 하는데 2차 행사는 제가 종종 하거든요. 이준기 박서준 정해인 팬미팅과 영화 ‘언니’ 이시영, ‘목숨 건 연예’ 하지원 천정명, ‘여곡성’ 손나은 등이 참여하는 V라이브를 제가 했어요. 그래서 그런 소문이 난 모양인데 맹세코 박경림 씨 영역을 뺏는건 아니에요.-방송프로그램 사전 MC를 하나의 직업으로 정착시켰다고 들었다. 출연료도 받나? 물론이에요. 무료 출연이라면 직업이라고 할 수 없죠 ㅋㅋ. 과거에는 조연출이나 FD가 녹화에 앞서 방청석에 ‘박수 부탁’ 등을 직접 했어요. 지금은 프로그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딱딱하게 주의를 주는 방식은 밀릴 수 밖에 없어요. 사전에 방청석 분위기를 충분히 업해놔야 적극 호응하거든요. 방청석의 박수소리나 표정 하나 하나에 따라 프로그램 성패가 갈리기도 해요. MC딩동은 쇼케이스 특화 MC로 자리매김한 뒤 딩동해피컴퍼니(Comfunny)라는 MC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자신을 포함해 3명의 제자(MC배, MC준, MC호)와 4명의 MC지망생(인턴)이 소속돼 있다. 이중 MC배는 MC딩동의 매력에 빠져 어엿한 대기업 사원증을 던지고 전향했다. 비법과 실력을 전수받아 현재 tvN의 프로그램 대부분의 사전MC로 활동중이다.-8년 전 연예정보프로그램 리포터로 활동하던 때와 비교하면 달라진 게 많아 보인다. 경제적으로는 좀 여유가 생겼나. 그때 강 기자님도 함께 방송을 하셨으니 더 잘아시겠죠. 12만원짜리 고시원에 살며 경차 모닝을 타고 방송사를 오갔으니까요. 지금은 밴을 타고 다니고, 다음 달이면 제 명의로 된 65평짜리 아파트에 입주합니다. 약간 대출을 끼긴 했지만 하늘과 땅의 차이죠. 지난 연말 한달 행사 횟수를 따져보니 48개를 했더라고요. 아직은 유재석이나 신동엽 선배들과 비교하면 발끝에 불과하지만 물량공세로 티끌모아 태산을 이룹니다, 하하. MC딩동은 방송 연예가의 틈새를 공략해 성공한 ‘특화MC’다. 그는 톱스타들이 서는 이벤트 무대를 빛내주는 조연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어느 순간 스타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중심 인물로 우뚝 섰다. 그래서 팬들은 ‘별을 빛나게 해주는 밤하늘 같은 MC’로 치켜세운다. 그의 붙임성은 방송가에서도 알아줄 정도다. 신인시절 어딜가든 누굴 만나든 무조건 ‘형님’부터 외치고 보는 친근함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방송인 노홍철의 ‘눈도장 전략’을 능가한다. 스페셜인터뷰를 위해 상암동 더팩트 사옥을 찾은 당일에도 그는 두명의 MC제자들을 대동하고 나타나 편집국을 휘젓고 다녔다. 만나는 기자들마다 자신의 얼굴 캐리커처 스티커를 붙인 음료수를 전달하는 등 다양한 유머코드로 폭소를 터뜨렸다. 타고난 성실함과 튀는 아이디어만으로 ‘재야의 유재석’이라는 타이틀이 괜히 붙은 게 아니었음을 입증하고도 남았다.
출처 : [http://news.tf.co.kr/read/entertain/1744019.htm, 2019/01/27 00: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