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땀·웃음…홍보 대행사 일일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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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서울 상암동 더팩트 사옥을 벗어나 신사동에 위치한 홍보 대행사 와이트리 컴퍼니(이하 와이트리)로 출근하는 날입니다. 오전 10시 출근. 틀에 박힌 ‘9 to 6’가 아닌, 유연한 출퇴근 시각에 홍보인들의 활동성과 프로페셔널한 직업의식은 여기에서 나오는 건가 싶어 괜스레 탄성이 나옵니다.와이트리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 방송 프로그램은 물론 연예 기획사 아티스트들의 홍보를 대행하는 연예 전문 홍보 대행사인데요. 현재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2: 죄와 벌’ ‘최고의 치킨’,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6’, ‘개그콘서트’, 전지현 고소영 서지혜 수현이 소속된 기획사 문화창고, 김태희 한채영 서인국 이시언이 소속된 기획사 비에스컴퍼니 등의 홍보를 맡고 있습니다. 나열한 항목이 많은 것 같죠? 하지만 반도 나열하지 않은 것이랍니다.연예 관련 홍보 일을 담당하면 매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스타들도 만나고 아주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막연히 들게 마련입니다. 오늘 오전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 초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나쁨’ 수준이네요. 하늘이 뿌옇고 공기는 차갑지만, 서울의 최고 번화가 가운데 하나인 ‘가로수길’ 바로 앞에 자리한 와이트리에 출근하는 발걸음은 날아갈 듯 가볍습니다.#1. 와이트리 컴퍼니 입성, 업무의 시작사무실에 들어서니 홍보를 담당한 프로그램들의 포스터가 벽에 붙어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몇 발자국 들어서니 컴퓨터가 놓인 책상이 길쭉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높은 톤의 웃음소리와 대화가 사무실의 분위기를 활기차게 합니다. 이곳이 바로 모두가 꿈에 그리는 직장인가 싶었습니다.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사무실이 정말 예쁘고 분위기가 참 좋아요. 다들 너무 멋져 보여요”라는 말을 건넸습니다. 직원들은 입을 모아 “과연 그럴까요? 기자님이 프로그램 제작발표회를 앞뒀을 때 오셨어야 했는데 말이에요, 하하하. 한번 겪어보세요”라고 말하며 밝은 웃음 뒤 쓴 웃음을 내비쳤습니다. 마냥 좋아 보이는데, 이들에게 과연 어떤 역경이 있는 것일까요. 이어 사무실 구조와 하는 일 등의 설명을 듣고 배정받은 자리에 앉았습니다. 와이트리는 매주 월요일 담당하고 있는 (프로그램, 기획사 아티스트 등)프로젝트의 일주일 스케줄을 체크합니다. 매일 오전 10시 30분, 회의가 진행되는데요. 각 프로젝트의 진행사항을 점검하고 활동 계획을 수립합니다. 한 프로젝트가 끝나면 이를 어떻게 홍보했는지 기획안부터 기사 보도 현황까지 구체적인 사항들을 정리해서 기록으로 남겨둡니다. 회의가 시작 되기 전, 담당한 프로젝트의 기사화 현황을 모니터링 합니다. 작성한 보도자료들이 얼만큼 기사화가 됐는지, 포털 사이트 연예 섹션의 메인 화면에는 얼만큼 반영이 됐는지, 프로젝트와 관련한 새로운 기사나 단독 기사가 나온 것이 있는지 샅샅이 살핍니다. 제가 오늘 함께 하게 된 KBS2 ‘개그콘서트’는 다행(?)스럽게도 근황이 고요하네요.#2. 아침 회의”회의합시다”(장OO 실장)”네~”(직원 일동)시계가 오전 10시 30분을 가리켰고 실장님의 회의 시작을 알리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회의실로 들어서 세로로 긴 테이블의 한 귀퉁이에 다소곳이 앉았습니다. 회의 자료를 건네받았습니다. 스케줄표에 가득찬 일정들에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한 프로젝트의 처음과 끝에 홍보 담당자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드라마의 홍보를 맡게 된다면, 첫 방송 전 진행하는 제작발표회 준비부터, 각 언론사에 전달할 보도자료, 출연 배우들 자체 인터뷰, 실시간 모니터링 등 대중에게 멋지고 아름답게 보이기 위한 요소들을 위한 작업들을 홍보 담당자가 모두 수행합니다. 생생한 내용 전달을 위해 촬영 현장을 직접 찾기도 합니다. 아티스트의 홍보를 담당한다면, 그의 방송 출연, 팬미팅 등의 일정을 예의주시하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게시물 등에까지 시선을 거두지 않습니다.방송계에는 ‘첫 방송의 시청률은 홍보가 8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홍보의 기여도가 높고, 그렇기에 홍보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겠죠. 첫 방송 전 출연진의 매력 포인트부터 제작진의 노력과 제작 의도 등 프로그램을 낱낱이 파헤쳐 최상의 매력 포인트를 찾아내고 이를 대중에게 보일 수 있도록 힘씁니다. 장OO 실장은 “홍보 담당자가 가장 바쁜 시기는 제작발표회 1~2주 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언론과 대중에게 첫 선을 보여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관심을 촉구하는 행사가 바로 제작발표회인데요. 제작발표회의 사회자 멘트, 큐시트, 구성 등의 준비도 홍보 담당자의 몫입니다. 프로그램 측과 언론의 다리 역할을 하는 것도 홍보 담당자의 주 업무입니다. 예를 들어, 한 프로그램에 관련한 새로운 이슈가 있을 때 홍보 담당자는 이에 대한 프로그램의 입장을 듣고 공식입장 자료를 배포하기도 하고, 유무선 상으로 언론에 내용을 대신 전달하기도 합니다.#3. 보도자료 작성점심시간 전까지는 보도자료(언론에 기삿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정보를 정리한 글, 사진 등의 자료)를 작성합니다. 예능 프로그램을 예로 들자면, 보도자료 작성은 프로그램 측으로부터 정보 및 사진 영상 등 콘텐츠 받기 분석자료 사진 편집 및 글 작성 내부 회의 및 상급자 확인 프로그램 측에 최종 확인 각 언론사에 메일 발송 순서로 진행됩니다. 한 보도 자료가 탄생하기까지 보통 약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하니, 자료의 한 요소, 한 요소에 홍보 담당자의 ‘장인 정신’이 고스란히 담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남OO 대리는 보도자료 작성을 하며 가장 신경 쓰는 부분으로 ‘참신한 표현력’을 꼽았습니다. ‘재미있다’라는 평범한 표현 대신, ‘웃음을 전달한다’ ‘폭소를 유발한다’ 등 응용 표현, 나아가 ‘ㅋ을 남발하게 한다’ 등 전에 없던 유쾌한 표현까지. 공 들여 작성한 보도자료 덕에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더욱 높아질 수 있는 것 같네요.#4. 점심 시간오후 12시 30분부터는 점심시간입니다. 날씨가 춥기 때문에 겉옷을 든든히 챙겨 입고 삼삼오오 식당으로 나섰습니다. 쉴 틈 없는 아침 업무를 겪고 나니, 머릿속은 온통 ‘밥’뿐이었습니다.식탁 앞에 앉았고, 한숨 돌리려던 참이었습니다. 고개를 돌려 주위를 보니, 역시 ‘프로 홍보인’들은 달랐습니다. 와이트리 직원들은 식사가 나오기를 기다리면서도 핸드폰을 들고, 담당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대중 반응과 여론을 살폈습니다. 인터넷 기사의 댓글도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보며 홍보의 방향을 다듬었습니다.#5. KBS2 ‘개그콘서트’ 리허설 현장 답사점심 식사 후, 부랴부랴 홍보 담당자 남OO 대리와 함께 KBS2 ‘개그콘서트’ 리허설과 녹화가 진행되는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로 향했습니다.리허설 시작 시간은 오후 2시 30분, 시작을 앞둔 시점 공개홀의 복도에 ‘개그콘서트’ 제작진과 출연 개그맨들이 분주히 오갔습니다. 제작진, 개그맨들과 익숙하게, 그리고 반갑게 인사하는 남OO 대리의 옆에 꼭 붙어 의연하게 인사하며 공개홀로 들어섰습니다.큐시트와 대본을 챙겨 관객석에 앉아 리허설 무대를 지켜봤습니다. 관객석에는 온통 무대를 분석적으로 바라보는 방송사 관계자들 혹은 우리와 같은 홍보 담당자 뿐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분위기가 엄숙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관객들의 소중한 ‘박장대소’가 없음에도 개그맨들은 최선을 다해 코너를 시연하고 대사, 동선, 소품 등을 점검했습니다. 이날 ‘해봅시다’ 코너에는 그룹 코요태 멤버 김종민이 게스트로 참여했습니다. 스케줄상 리허설에는 참석하지 못하고, 녹화 돌입 전 현장에 도착했는데요. 7시 녹화를 15분 정도 앞둔 시점, 홍보 담당자는 김종민을 만났습니다. 출연 계기, 소감 등을 듣고 이를 꼼꼼히 메모했네요.김종민과 남OO 대리의 대화 내용은 추후 보도자료(위 사진)의 내용으로 변신했습니다. 녹화는 9시 40분쯤까지 이어졌습니다. 홍보 담당자의 업무는 녹화가 끝난 후까지 이어졌습니다. 프로그램의 효과적인 홍보를 위해서는 녹화 내용도, 관객의 반응도 모두 꼼꼼히 살펴야 하기 때문이죠.이날 녹화에는 강유미 류근지 박소라 등이 출연하는 새 코너 ‘포장마차’도 첫 선을 보였는데요. 홍보 담당자는 녹화가 끝난 후 ‘포장마차’ 주역들을 무대 뒤에서 만나 코너 개시에 대한 소회와 관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이 내용도 조만간 기사화된 내용을 통해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6. 폭풍같은 하루, 보람찬 밤공기일과를 마치니 하루가 금세 다 지났습니다. ‘멋져 보인다’는 말에 ‘과연 그럴까요’라는 대답이 돌아온 아침의 상황이 뇌리를, 보람으로 가득 찬 밤공기가 애틋하게 볼을 스칩니다. 단 하루 함께 했는데 ‘개그콘서트’가 제 자식처럼 느껴지는 것은 왜 일까요. 마냥 좋아 보이던 홍보 업무, 녹록지 않다는 것을 몸소 느꼈습니다.하지만 ‘멋지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홍보인’들의 피나는 노력과 땀 흘리는 헌신, 고민이 있기에 브라운관 속 밝은 웃음이 더욱 빛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고 왔기 때문입니다.
출처 : [http://news.tf.co.kr/read/entertain/1744858.htm, 2019/02/06 09: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