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에 또 영혼 팔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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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끼’가 있어 배우의 ‘꿈’을 키웠다. 줄곧 그 ‘끈’을 놓지 않고 ‘깡’과 ‘끈기’로 인내하며 결국 배우가 됐다.” 노현희(46)는 ‘끼’ 많은 배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만능 엔터테이너다. 아역 연기자로 출발해 드라마와 뮤지컬 배우로, 인기강사로, 트로트 가수로 거듭 변신해온 이력이 말해주듯 그의 행보는 조용하면서도 늘 열정적이다. 승승장구하던 노현희에게 걸림돌이 된 건 다름 아닌 성형부작용이다. 변신을 위한 외모 욕심이 화근을 불렀다. 성형 논란과 함께 이혼의 아픔이 겹치면서 인터넷을 뒤덮은 무차별 악성댓글은 배우의 삶에 치명상을 입혔다. 노현희는 “거듭되는 수술로 부작용이 생기고, 이를 만회하려고 매달리다 보니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우울증까지 겹쳤다”면서 “시작부터 불행하게 출발한 결혼생활도 악순환을 반복하게 한 원인이 됐다”고 힘들었던 당시 상황을 털어놨다. 필자와는 아역 시절부터 어머니 윤숙자 씨까지 각별한 사이로 지내온 사이여서 그의 좌절은 더욱 안타깝게 비쳤다. 지금은 극복했을까. 요즘 트로트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의 근황이 궁금했다. 오랜만의 인터뷰 요청에 그는 흔쾌히 응했다. 스페셜인터뷰는 설 연휴 직후인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옥에서 진행됐다. -표정이 매우 밝아보인다. 가수활동을 하면서부터 드라마에선 통 볼 수 없는데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무슨 일이든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방송에 비치는 모습에 연연하지 않고 욕심을 내려놓으니 맘부터 편해졌어요. 요즘엔 가수 활동을 병행해 다양한 방식으로 제 일상을 담아내는 유투버로 정신없이 바빠요. 40대 중후반에 유튜브와 SNS를 저만큼 열심히 하는 연예인은 없을 거예요. 그리고 또 제가 돼지띠인데 올해가 황금 돼지해잖아요. 이렇게 새해 첫 인터뷰를 강 기자님과 하게 되니 황금 복돼지를 저 혼자 품에 안은 기분이에요. 유튜버 활동(Rho노현희, Rhostar)은 가수 데뷔하면서 잠시 중단했다가 최근 본격적으로 재개했다. 노래와 춤 등 노래방에서 왕중왕이 되는 비법을 담은 ‘노현희와 함께 하는 도전천곡’, 복화술과 인형극 등을 담은 아동콘텐츠 ‘또니랜드’, 인생의 깊이와 의미를 담은 글을 애잔한 피아노 음율과 함께 소개하는 ‘현희 공감’ 등의 내용을 주로 소개하고 있다. 지난 연말 선보인 캐럴송 ‘아싸라비아 크리스마스’ 영상은 이틀 만에 수천명의 구독자가 몰릴 만큼 관심을 모았다.-트로트 가수로 데뷔한 뒤 어떤 변화가 있나. 아마추어로 부를 때와 실제 음반을 내고 활동하는데는 차이가 있지 않나?정식 가수로 데뷔 하기 전에는 그야말로 노래를 즐길 수 있었다고 할까요. 근데 막상 음반을 내고 보니 그게 안 되더라구요. 무대를 의식할 수밖에 없어요. 남의 노래를 부를 땐 맘껏 기교도 부리고 신나는데 제 노래는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해도 부담스럽더라고요. 혹시 조금이라도 틀리면 누군가 지적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에요. 노현희는 3년 전 세미 트로트 ‘미대 나온 여자'(한승훈 작곡 한경혜 작사)를 내고 정식 가수로 데뷔했다. 그는 “노래라면 누구보다 자신이 있다”면서 “그래서 가수는 새로운 도전이라기보다 언젠가는 가고 싶었던 필연의 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수준급 노래 실력을 만방에 과시한 저력이 있다. -서바이벌 노래 경연 프로그램인 SBS ‘도전 1000곡’ 당시 활약은 지금도 회자될 만큼 화제였다. 여러 차례 왕중왕을 거친 뒤, 초대 황제로 등극했죠. 비결은 남몰래 더 많이 준비한 것밖엔 없어요. 노래 가사는 기본이고 해당 가수의 제스처까지 일일이 파악해 연습을 했어요. 당시 베이비복스, 유승준, 박지윤 노래가 많이 지목됐기 때문에 직접 안무연습실에 찾아가 백댄서들한테 율동을 배운 적도 있고요. 제가 사실 90년대 잠깐 얼굴 없는 힙합가수로 활동한 적이 있는데 남의 노래를 배우고 익히는데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것 같아요. 노현희는 끝없이 분출하는 태생적 재능과 끼 외에도 쉼없이 내달리는 노력과 집념이 뛰어나다. ‘도전 1000곡’ 서바이벌 왕중왕 당시 그는 밤을 새가며 하루 8시간씩 두 달 넘게 노래방에서 맹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의 어머니 윤숙자 씨는 “노래방에서 쪽잠을 자가며 가사를 외울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면서 “아마 고시공부를 했어도 합격했을 만큼 목표를 세우면 끝장을 보는 지독한 구석이 있다”고 말했다.-지난해 여름 신곡 ‘탱고야’를 통해 복고 바람을 일으켰다. 음원 공개 후 SNS와 네티즌들이 많이 호응했다고 들었다. ‘탱고야(夜)’는 재즈와 탱고의 복고 분위기를 되살린 색다른 장르예요. 1950년 한국전쟁 직후의 시대적 느낌을 살려 부른 곡인데 사실은 평소 제가 배우활동을 하며 자주 흥얼거리던 리듬이기도 해요. 그리움만큼 미워할 수밖에 없는 애증의 사랑을 담았어요. 요즘의 트렌드처럼 굳어진 세미트로트에 식상한 분들이 의외로 관심을 보여줘요. 노현희의 신곡 ‘탱고야’는 록밴드의 신화 ‘걸’의 리드보컬로 활동해온 이영석의 목소리가 덧칠해져 감성이 극대화 됐다. 오랜 배우활동과 무대경험을 가진 노현희는 노련함은 물론 신비로움 마저 깃들게 하는 목소리로 재현했다. 한 번 들으면 쉽게 흥얼거릴 수 있도록 편곡·강조된 탱고리듬이 익숙하게 와닿는다. 데뷔곡이었던 ‘미대나온 여자’ 역시 ‘찍어 찍어 너를 콕 찍어’ 등 재밌는 가사 덕분에 선거송으로 독보적 인기를 누린 바 있다.-‘노현희’란 이름 석자를 떠올리면 피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성형 부작용’ 또는 ‘성형 논란’이다. 힘든 시기는 모두 극복했나? 성형은 어느 순간 정신적인 황폐화를 가져올 만큼 수많은 오해와 루머를 만들어 저를 무너뜨렸어요. 제 스스로 자초한 일이니 감수할 수밖에 없는 일이죠. 10년이란 긴 악플 터널을 통과한 뒤에야 ‘진정한 아름다움은 외모가 아니라 내면’이란 걸 깨달았죠. 이제 더 힘들 일이 뭐 있겠어요? 과거엔 ‘성형의 아이콘’이었다면 지금은 ‘희망의 아이콘’ 또는 ‘극복의 아이콘’이에요. 연예계엔 대중 스타로 활동하면서 많은 분들이 여러 논란에 휩싸이지만, 저의 그릇된 경험이 다른 분들에게는 교훈이 돼 불행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에요. 노현희는 숙명여자대학교 원격 대학원에서 ‘현대 여성 성형 인식개선’이란 내용의 향장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절망과 좌절을 겪는 동안 가장 큰 힘이 돼 준 것은 다름아닌 가족과 지인들의 격려와 위로였다”고 했다. 그는 일반인 강연자와 겨루는 ‘강연100℃’라는 TV프로그램에서 성형 이후 속마음을 솔직 담백하게 풀어내 공감을 얻었고, ‘극복의 아이콘’으로 삼성반도체 등 기업 강의초청을 많이 받았다. 가수 데뷔한 지금은 전국의 지자체 문화센터에서 토크콘서트 맞춤형 무대(강연 노래)를 많이 한다고 한다. -이혼 당시 여러 소문이 많지 않았나. 결혼초엔 무늬만 잉꼬부부였고, 줄곧 불행한 결혼생활을 했다는 얘기는 뭔가? 불임설도 있었는데 진실이 궁금하다. 지금껏 저는 결혼생활에 대해 어떤 얘기도 언급하지 않았는데 그것마저 악플로 쏟아지더라고요. 진실은 양심 안에 걸려있으니 누굴 탓하거나 원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결혼 초기부터 크고 작은 갈등이 있었던 게 사실이고, 특히 부부생활이란 건 아예 없었죠. 신혼초 방송에서 잉꼬부부 행세를 한 적이 있지만 이미 그 당시부터 무늬만 부부였을 뿐 각방을 썼으니까요. 다들 궁금해 하시는데 사실은 그게 2세가 없는 이유였고, 여자로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어요. 6년간 아내로서 여자로서 단 하루도 행복한 적이 없었죠. 노현희는 2002년 5월 신동진 MBC 아나운서와 결혼했다가 6년 만인 2008년 이혼했다. 결혼 당시 둘은 보금자리를 서울 정릉에 틀었고, 이 아파트는 노현희 어머니 윤숙자 씨가 마련해줬다. 하지만 생활방식과 성격 차이로 신혼초부터 간극이 컸고, 새벽이나 심야에 소동이 생기는 등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도 좋지 않은 소문이 났다고 한다. 결국 각자의 법률대리인을 통해 이혼조종으로 합의 이혼했다.-아역 출신 배우로 연기에는 누구보다 자신이 있다고 들었다. 드라마에서도 통통 튀는 특유의 감초 연기를 다시 보고싶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동극단 활동을 했으니 연기엔 이골이 났죠. 그래도 하면 할수록 어렵고 힘든 게 연기더라고요. 지금은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고 만족해요. 조바심 갖지 않고 배우로서 꾸준히 연기에 몰입하다 보면 반드시 다시 기회가 오겠죠. 지금처럼 시간적 여유가 많을 때 내실을 단단히 해두면 언젠가는 좋을 평가를 받을 날이 올 거라고 믿어요. 노현희는 초등학교 시절 복사슴아동극단에서 ‘똑순이’ 김민희, ‘갓난이’ 감수양과 함께 활동했다. KBS 3TV(지금의 EBS)에서 국어 산수 도덕 등 교육드라마 재연배우로 출연하기도 했다. 중고시절 학업에 집중하느라 일시 활동을 중단한 뒤 대학 진학(한성대 무용학과) 직후인 19살 때 KBS 공채탤런트 14기로 정식 데뷔했다. 지난 2013년 SBS 아침 드라마 ‘당신의 여자’에서 마동희 역할로 출연한 것을 끝으로 극단 ‘배우’를 직접 설립해 6년째 뮤지컬 무대를 지키고 있다. -‘돌싱’으로 돌아온 지 꽤 됐다. 첫 번째 결혼생활이 불행했던 만큼 재혼으로 행복을 보상받고 싶은 생각은 없나? 결혼이요? 이혼한 지 11년째에 접어드니 가까운 주변 사람들이 얘기를 많이 하긴 해요. 여자라면 누구나 괜찮은 남자를 만나고 싶어하죠. 하지만 두 번씩이나 남자한테 제 영혼을 팔고 싶지 않아요. 아마도 깊은 고민없이 결정하고 시작한 결혼생활이 너무 힘들고 실망해서겠죠. 독신을 고집하는 건 아닌데 정말 서로 배려하며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저는 포용할 자신이 없어요. 노현희는 몸을 사리지 않는 ‘솔직한 표현’, 심지어 망가지는 역할까지 기꺼이 소화해내며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었다. 사극 ‘태조왕건’에서 맡은 퇴폐 이미지의 신라 진성여왕을 적나라하게 그려냈고, ‘전설의 고향’에선 최다 귀신 역할을 해 뉴스 인터뷰에 출연할 만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농촌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를 비롯해 ‘청춘의 덫’ 등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고, 연극과 뮤지컬 배우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그는 “아침드라마 ‘당신의 여자’ 이후 6년 만에 새로운 작품에 출연하게 될 것 같다”며 “처음 맞는 황금 돼지해를 멋지게 장식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두 얼굴을 가진 배우’로도 불린다. 평소엔 숫기없는 배우란 말을 들을만큼 얌전하다가도 카메라 앞 또는 무대 위에만 서면 180도 돌변하는 모습 때문이다. 끼로 똘똘 뭉친 열정녀답게 인터뷰이로도 온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과연 천생 배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출처 : [http://news.tf.co.kr/read/entertain/1745128.htm, 2019/02/10 08:3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