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캐슬’ 위 우뚝, 이제 훨훨 날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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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갈머리를 확 찢어버릴라.”요즘 이 대사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소리를 듣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지난 약 3개월, 대한민국에는 ‘스카이 캐슬’ 신드롬이 불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모이면 ‘스카이 캐슬’은 반드시 나오는 얘깃거리였고, 군중은 이를 본 사람과 보지 않은 사람으로 나뉠 정도였으니까요. 전체 회차 반환점을 돌 때까지 ‘스카이 캐슬’을 보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연예부 기자라는 직업을 떠나서, 어느 순간부터 주변 사람들과 대화에서 소외감을 느끼게 되더군요.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어느 주말 VOD로 1회를 시청했고, 휘몰아치는 전개에 푹 빠져 그대로 쭉 몰아 전 회차를 시청하게 됐습니다.이 드라마, 신드롬의 중심에 한서진 역의 배우 염정아(47)가 있습니다. 종합 편성 채널 JTBC 금토드라마 ‘스카이 캐슬'(SKY 캐슬·극본 유현미·연출 조현탁)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스카이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그린 이른바 ‘리얼 코믹 풍자 드라마’입니다.지난 7일 서울 강남구 학동로 한 카페에 들어서 ‘한서진’과 똑같은 외모를 한 염정아를 마주했습니다. 큰 눈에 흰 피부, 긴 목이 고고한 느낌을 풍겼고, 짧은 머리 모양이 단정하면서도 프로페셔널한 분위기를 발산했습니다. 잠시 ‘스카이 캐슬’을 보고 있는 듯한, 한서진을 만난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생글생글 미소 짓고 있는 그와 눈이 마주쳤고, 그가 상냥하게 “저쪽에 앉으세요”라고 입을 열었습니다. 그제서야 ‘배우 염정아’를 만났다는 것이 실감이 났네요.지난 1991년 미스코리아 선으로 데뷔한 염정아는 다채로운 작품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대중을 만나왔습니다.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았어도 꾸준히 스타의 길을 걸으며 데뷔 초반 약 10년을 보냈죠. 그리고 지난 2003년 영화 ‘장화, 홍련'(감독 김지운), 이듬해 ‘범죄의 재구성'(감독 최동훈), 2011년 MBC 드라마 ‘로열 패밀리’ 등에서 연기력으로 대중에게 크게 각인됐습니다.이제는 정말 제2의 전성기가 열린 듯합니다. 염정아는 이번 드라마에서 공부 잘하는 첫 딸을 서울의대에 보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한서진 캐릭터로 분해 그야말로 ‘열연’을 펼쳤습니다. 기품이 넘치는 일상, 꼼꼼한 내조와 치맛바람부터 뺨 때리기는 기본이요, 얼굴에 메이플 시럽을 부어버릴 정도의 사나운 면모까지. 모성애와 독기를 오가는 캐릭터를 특유의 민첩한 연기력과 데뷔 29년차의 내공으로 탁월하게 표현해냈습니다.염정아는 “제가 먼저 이해가 돼야 하고요, 이것을 이해시킬 수 있는 연기를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매 장면이 일품이었죠. 그런데 그는 “저희야 연기하던 사람들인데, 좋은 작품 만나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죠. 그런데 사랑해주시니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네요”라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그리고 겸손하게 모든 것을 조현탁 PD와 제작진의 공으로 돌렸습니다.”시청자들에게 각인되는 건 모두 연출력 덕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감정을 전달하는 역할을 할 뿐인데, PD님이 잘 잡아내주시고, 이를 시청자들에게 잘 보여드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앵글로 찍어주시죠. 모든 것이 연출 능력 덕인 것 같아요. 준비하라는 것 준비하면, 전개에 맞게 PD님이 편집해서 잘 구성해주시죠.”염정아는 드라마의 큰 인기로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을 경험 중입니다. 해외 촬영에서 현지 팬을 만나보기도 했고요, 공항에 마중나온 현지 팬의 응원을 받기도 했다네요. 그는 큰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처음 겪는 일인데 태연하게 받아 들이는 척하고 있어요.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요. 정말 깜짝 놀랐죠”라고 즐거워했습니다. 드라마의 인기 만큼이나 ‘아갈머리를 확 찢어버릴라’ ‘쓰앵님(한서진의 ‘선생님’ 발음)’ 등 염정아가 연기한 한서진이 낳은 유행어도 다양한데요. 한서진의 대사는 살벌했지만, 염정아가 내뱉은 이 유행어는 그의 의외의 귀여운 매력이 배어나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네요. “아니 ‘입을 찢어버리겠다’는 말은 은밀하게 해야 할 말인데 말이죠(웃음). 유행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죠. 대본을 읽으면서 ‘교양있는 여자가 갑자기 저런 말을 하는 것을 연기해보면 재밌겠다’라는 생각은 잠깐 해봤는데, 유행이 돼서 놀랐어요. ‘쓰앵님’이라는 말을 어디서 보고 ‘요새 애들이 쓰는 말인가 보다’ 했어요. 그런데 한서진 대사라는 거예요(웃음). 주변 사람들한테 ‘내가 언제 쓰앵님이라고 그랬어?’라고 되물었죠. 유행이 된 것을 알고 나서 대사를 할 때 신경은 조금 쓰였지만, 한서진이 마음 급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쓰앵님’이라고 발음이 되더라고요(웃음).”‘스카이 캐슬’은 남녀노소에게 고루 사랑을 받았지만, 그 가운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사이에서 유독 화제가 됐습니다. 한서진이 딸 예서(김혜윤 분)의 교육을 위해 힘쓰는 과정에서 등장한 입시 코디네이터, 1인 독서실 등 교육과 관련한 요소들부터 한서진의 패션까지 모든 것이 관심을 받았죠. 촬영 현장에서는 배우로서, 가정에서는 평범한 아내와 엄마로서 최선을 다하는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아이들 입장을 더 생각해보게 됐다고 합니다.”교육관에 변화가 생길 것 같아요. 아직 아이들이 초등학생이어서 교육에 대한 기준이 확실하게 서 있지 않은데요. 요즘 아이들 정말, 정말 힘들겠더라고요. 아이들 시선에서 조금이라도 더 이해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여성 배우들이 주를 이루는 작품이 드문 요즘, 염정아는 지난해에만 네 작품의 주역을 꿰찼는데요. 이번에 ‘스카이 캐슬’로 정점을 찍은 모양새입니다. 염정아에게도, 대중문화계에도 반가운 소식입니다. ‘스카이 캐슬’ 위 우뚝 선 염정아. 이제 날개를 더 활짝 펼쳐 브라운관에서, 또 스크린에서 훨훨 날아 대중에게 즐거운 울림을 전달하기를 응원합니다.”이제는 여성 배우들이 설자리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항상 ‘할 작품이 없다’고 말해왔는데 지난해에 운이 좋게 좋은 작품을 네 작품이나 만났어요. ‘스카이 캐슬’처럼 여성 배우가 많이 나오는 작품이 사랑을 받으면, 또 이런(여성 배우가 많이 나오는) 작품이 제작되고, 이런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 드라마에서 여성 배우들 다들 연기 잘하지 않았나요? 다 같이 칭찬 받고 다 같이 잘 되면 좋겠어요.” “제가 잘해서 ‘롱런’한다기 보다는 저는 계속 그 자리에 있어서 지금까지 연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데뷔 초반에는 계속 슬럼프였지만 포기해야겠다는 생각 해 본 적이 없어요. 지난해에는 계속 감사 기도를 드렸죠.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스카이 캐슬’이 다음 좋은 작품,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조금 더 넓혀주지 않았을까 싶어요. 올해 훌륭한 작품 만나서 또 인사드렸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 [http://news.tf.co.kr/read/entertain/1745259.htm, 2019/02/12 05: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