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I’도 잘 들어주는 진중한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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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 ‘도도’ ‘츤데레’ ‘차도남’. 배우 주우재를 만나기 전 그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이미지다. 드라마 ‘최고의 치킨’에서부터 예능 프로그램 ‘연애의 참견’까지.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고 딱 잘라 말하는, 직설적이고 다소 까탈스러울 것 같은 그의 무표정한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그렇기에 주우재 내방 인터뷰가 잡히자마자 손에 땀을 쥐며 “제발, 오늘 주우재 씨의 컨디션이 좋게 해주세요”라고 빌었던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한 시간 동안 인터뷰에 일명 ‘마’가 뜨기라도 한다면, 주우재와 일대일로 남아있는(관계자도 함께하지만) 인터뷰실에서 그 침묵을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는 상상도 하고 싶지 않았다.드디어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옥에서 만난 주우재는 편집국에 들어서자마자 건넨 깍듯한 90도 인사로 이런 선입견을 단 번에 날려버렸다. “남에게 피해주는 걸 가장 싫어해요.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갈 까봐 휴대폰도 진동 모드로 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오직 무음으로만 설정해둬요”라고 말한 그는 ‘최고의 치킨’에서 맡았던 앤드류 강 캐릭터와 사뭇 다른 모습으로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었다.’최고의 치킨’은 치킨집 운영이 꿈인 대기업 사원과 할아버지에게서 이어받은 목욕탕에 은둔하는 웹툰 작가 지망생 서보아(김소혜 분)의 성장 스토리를 그린 드라마. 극 중 주우재는 한때 촉망받는 레스토랑 수셰프였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로 양손에 심각한 수전증을 얻어 한순간에 노숙자로 전락한 앤드류 강으로 분했다.주우재는 “앤드류강은 화가 나면 그대로 겉으로 표현하고 내지르는 안하무인 스타일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원래의 제 성격과 많이 다르기에 캐릭터 이해에 많이 주력했어요”라고 설명했다. 그런 그이기에, 마치 MBC 드라마 ‘파스타'(2010) 속 셰프 이선균처럼 ‘버럭’의 끝판왕이었던 앤드류 강을 연기하는데 어려움도 있었을 터. 이에 주우재는 “앞서 인터뷰에서 기자님들이 최현석 셰프나 백종원 셰프를 언급해주셨는데, 저는 특별히 참고한 캐릭터는 없었어요”라며 “아직 연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드라마가 처음이다 보니, 연기 자체를 공부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쏟으며 연습에 열중했어요”라고 고백했다.이렇게 “앤드류 강과 실제 성격은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한 주우재지만, KBS joy ‘연애의 참견’ 속 시청자들의 사연에 대신 ‘열불’을 내는 그의 모습과도 딱히 다르지 않아 보일 수 있었다. 이미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연애의 참견’ 속 주우재가 이해할 수 없는 사연 주인공의 행동에 대본을 찢거나 책상에 엎드려 상담을 포기하는 등 보인 모습이 편집돼 돌아다니며 ‘사이다 반응’으로 호응을 얻고 있는 바였다.이에 주우재는 “마치 ‘인류애’가 사라질 것 같은 사연을 보고 화를 내는 건 당연한 것일 뿐이다”며 “원래 성격은 절대 그렇지 않으니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인류애라는 단어는 곽정은 누나가 알려줬다. 나와 함께 사연자들 대신에 분노해주거나 공감해주더라”고 덧붙였다.차기작으로 개봉 예정인 영화 ‘걸캅스’ 촬영까지 마친 주우재. 아직 본격적인 홍보도 하지 않은 영화이기에 이미 12월에 ‘걸캅스’ 촬영을 마쳤다는 그의 말을 끝으로 인터뷰 질문은 고갈되기 시작했다. 길어지는 침묵에 주우재는 이따금 창밖을 보며 “흠흠” 거리며 목을 가다듬었다. 이후 관계자로부터 알게된 사실이지만, 주우재는 ‘최고의 치킨’ 종영 후 연이은 인터뷰에 목이 쉴 정도로 열심히 일정을 소화했다고 한다. 결국 먼저 침묵을 참지 못한 기자가 ‘TMI'(Too much informatio.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 과한 정보)를 남발하며 “저도 반려견을 키우는데요, 저는 반려견 유치원을 등록할 거에요” “와, 저는 아이돌 인터뷰 밖에 안해봐서 지금 되게 어색해요. 하하!” “‘연애의 참견’ 말고 나가고 싶은 예능 프로 있으세요? tvN ‘놀라운 토요일’이라고요? 그럼 노래를 좋아하세요?” 등등 질문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런 맥락 없는 질문 공세에도 주우재는 당황하지 않고 열심히 맞장구치는 열의를 보였다. 매사 무심한 듯 시종일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얼굴을 가진 그지만, 속마음은 누구보다 훈훈하고 배려심 넘치던 성격 덕에 무사히 인터뷰를 마치고 노트북을 덮을 수 있었다.배웅하는 순간 까지도 “기자님! 오늘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라고 외치며, 닫혀가는 엘리베이터 문 사이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외친 그의 끝인사가 여전히 생생히 떠오른다.
출처 : [http://news.tf.co.kr/read/entertain/1745833.htm, 2019/02/19 05: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