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하’로 만났네요…新 ‘인생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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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장난이 너무 심한 거 아니오?”(‘신세계’) “내가 왕이 될 상이오”(‘관상’) “내 몸속에 일본 놈들의 총알이 여섯 개나 박혀 있습니다”(‘암살’)그와 인터뷰가 잡히자마자 떠오른 건 그동안 작품에서 했던 대사들이었다. 사실 한 작품의 캐릭터로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쉽지 않은데 그는 다수의 인상 깊은 캐릭터와 대사들을 남겼다. 그는 “이제 만인의 색깔이 된 배우”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관객에게 끊임없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단다. 지난 20일 개봉한 영화 ‘사바하'(감독 장재현)로 돌아온 배우 이정재의 이야기다. 18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이정재를 만났다. 영화 ‘사바하’에서 보여준 속물(?) 박목사 역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베이지색 코트에 검은색 니트를 입고, 세련되면서도 중후한 멋을 자아냈다. 환한 웃음으로 기자를 마중한 그는 때론 진지하게, 때론 유쾌하게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번 영화 보고 나서 ‘웬 목사가 저렇게 담배를 많이 피우나’ 싶었어요.(웃음) 그렇게 설정을 안 한 거 같은데 유독 많이 피는 것 같더라고요. ‘신세계’ 때도 그렇게 많이 폈는데. 하하. 근데 ‘사바하’에서 연기했을 땐 실제 담배가 아니라 금연초였어요.” 이정재 하면 떠오르는 대표작들이 있다. 앞서 언급한 ‘신세계’ ‘관상’ ‘암살’과 지난해 특별출연으로 함께 한 ‘신과 함께’ 등이다. 하지만 이 작품들은 그에게 하나의 숙제가 됐다. 워낙 강렬하고 센 캐릭터라서 그가 가진 이미지를 깨기 쉽지 않아서다. ‘사바하’를 만나자 그 숙제는 금방 해결됐다. 이정재의 능청스럽고 다소 가벼운 모습이 작품에 잘 묻어났기 때문이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항상 있어요. 남자 배우가 외형적인 모습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건 한정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연기적인 면에서도 다양한 연기톤을 구사할 수 없기도 하고요. 그러다보니까 직업군이라도 바꾸면 연기톤 바뀌는 데 용이하지 않을까 해서 이번 작품을 선택하게 됐어요. 작품마다 캐릭터의 간격을 주는 편인 것 같아요.” 27년 차 배우 이정재는 지금까지 약 42편의 작품(영화·드라마)에 출연했지만 목사를 맡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많은 작품에서 그려지는 목사의 전형적인 모습과 달랐다”며 “근래에 맡은 캐릭터 중에서 가장 신선했다”고 말했다. 영화 곳곳에는 박목사 특유의 유쾌한 포인트가 있다. 이정재는 이에 대해 “장재현 감독의 유머코드하고 나하고 안 맞는 거 같다”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장 감독이랑 세대 차이인 것 같은데 유머코드가 다르더라고요. 나름 열심히 해보려고 했지만 제가 만족한 만큼 유머코드가 잘 살진 않았어요. 하하.” 유머코드에 만족하지 못했다는 그지만 이번 작품에서도 그만의 유행어가 탄생할지 궁금했다. 이정재는 “도저히 관객들의 포인트를 모르겠다”며 웃었다. “사실 처음엔 많은 분이 따라 해주셨을 때 어색했어요. ‘내가 뭐 잘못했나?’ ‘연기가 어색했나? ‘이게 웃음거리인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니란 걸 깨닫고 나서는 즐거웠죠. 사실 어떤 포인트에서 그렇게 되는지를 모르겠어요. 그러니 박목사 대사 중에서도 어느 부분을 좋아해 주실지는 전혀 감이 안 잡히네요. 제가 그나마 이해하는 건 ‘내가 왕이 될 상이오’예요. (웃음)” 그의 연기 변신은 반가웠다. ‘오 브라더스’ ‘태양은 없다’ 이후로 오랜만에 본 그의 능글맞은 모습이어서다. 기자도 모르게 관객의 입장으로 “앞으로 이런 캐릭터로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하자 그는 화통하게 웃으며 “알겠다”고 답했다. 인터뷰 내내 그에게선 배우로서 고충이 느껴졌다. 이정재는 “여전히 연기는 어렵다”며 “후배 배우들에게서 많은 자극도 받고 배우고 있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사바하’에서 박정민의 폭발력 있는 집중력과 에너지를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다윗은 그 어떤 배우도 따라 할 수 없는 자신만의 색깔로 연기하는데, 그 점을 보고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죠. 저도 저만의 연기호흡법과 색깔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다양한 캐릭터,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저만의 색깔을 만들어가야죠.”
출처 : [http://news.tf.co.kr/read/entertain/1746325.htm, 2019/02/25 05: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