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꿈없는 어른이 만든 방탄소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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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OO 기자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질문하세요.” 지난 2017년,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대표를 처음 마주했던 순간이다. 고척돔에서 열린 방탄소년단의 ‘윙즈 투어 파이널’ 콘서트 기자회견에서였다. 질문하는 취재진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불러가며 공손히 인사하고 답변을 준비하는 방 대표의 모습은 굉장히 오랜 시간 기억에 남았다. 처음 보는 생경한 장면이었기 때문이다.현장에서 질문했던 기자 중에는 방 대표보다 한참은 어린 20대 초·중반의 기자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방 대표는 땀까지 닦아가며 방탄소년단의 향후 월드투어 계획과, 앨범 발매 일정 등을 설명하기 바빴다. 질문한 기자를 최대한 만족스럽게 하려는 그의 노력이 엿보이는 성의 있는 대답이었다. 소속 가수의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한 대표. 그것도 모자라 대신 나서 마이크를 쥐고 고개를 숙여 인사하다니. 기대도, 예상도 않았던 모습이다.그래서일까. 방 대표가 발견하고 키운 방탄소년단은 데뷔 6년 차가 된 지금도 아이돌이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인성·태도 논란에 휩싸인 사례가 단 한 번도 없었다. 덧붙이자면 방탄소년단이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크고 작은 무대든 가리지 않고 뼈가 부서질 것처럼 최선을 다해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 덕분이다. 겸손한 태도도 그러하다. 방시혁. 방탄은 그를 좋은 대표이기 전에, 존경하는 가요계 선배라고 말한다. 그리고 26일, 그가 축사를 하고자 단상에 오른 뒤에는 많은 이들이 그를 ‘진짜 어른’이라 부르고 있다. 스스로를 어른이라고 소개하며 ‘야’ ‘너’ ‘나이도 어린 게’ ‘뭐하고 있느냐’ ‘상사가 시켰는데 제대로 했느냐’ 라고 말하는 말만 어른인 사람이 아니라. 고착화된 나쁜 것들에 대해 분노할 줄 아는 용기 있는 ‘진짜 어른’ 말이다. 케이팝으로 전 세계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아버지, 방시혁 대표가 26일 오후, 모교 서울대학교를 찾아 졸업하는 후배들을 위해 축사를 진행했다. 스스로를 ‘불만 많은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단상에 오른 그는 학교를 떠나는 후배들을 향해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그리고 그의 축사는 비단 그의 후배뿐 아니라 현시대를 사는 많은 청춘에게 희망을, 그리고 기성세대에겐 부끄러움 혹은 뜨거운 공감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방 대표는 자신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몸담게 된 이유를 전하며 아이돌 음악을 비하하는 문화를 꼬집었다. 넓게 보면 비단 음악을 비하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시대를 사는 청춘들의 상황을 무시해 버리는 상황 등이 자신을 분노하게 했던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현실과 싸우고 적극적으로 분노하라고도 조언했다. 선을 따르고 부정적인 욕망을 지양하며, 동시에 행복을 쟁취할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방 대표는 스스로를 ‘꼰대 세대’라 칭하기도 했다. 하지만 꿈이 없는 젊은이에게 손가락질 하기보단 존중하는 것, 그들을 비난하는 기성세대에게 분노하는 모습은 ‘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케이팝을 사랑하는 열정적인 팬들을 ‘빠순이’라 부르는 이들에게도 분노했다. 음악 하는 젊은이들에게 본인의 권리를 찾으라고도 촉구했다. “지금 큰 꿈이 없다고 구체적인 미래의 모습을 그리지 못했다고 자괴감을 느끼실 필요가 전혀 없다”며 다독이기도 했다. 방시혁 대표의 축사는 서울대 졸업생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축사를 본 어떤 이는 방 대표의 재력에 포커스를 맞춰 방탄소년단이란 글로벌 그룹을 만들었다는 것에 무게를 싣기도 했지만, 그가 분노했던 지점이야말로 방시혁과 방탄소년단이 만드는 음악이 사랑받는 이유 아닐까. 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상식에 기반하는 행복을 위해 사는 것. 우아하게 존경받는 법을 아는 ‘진짜 어른’, 방 대표의 리더십을, 열린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볼 때다.
출처 : [http://news.tf.co.kr/read/entertain/1746603.htm, 2019/02/27 05: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