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홍진영, ‘여제들’의 반가운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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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처음부터 인기를 가질 수는 없다. ‘트로트여제’ 장윤정은 영신여자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1999년 강변가요제에 출전해 댄스곡 ‘내 안의 넌’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2003년 ‘어머나’로 ’20대 트로트열풍’을 일으키기 전까지 장윤정은 완벽한 무명이었다. 그의 인생곡이 된 ‘어머나’의 탄생비화는 지금도 유명하다. 이 노래는 처음 부르기로 돼 있던 계은숙이 퇴짜를 놓자 주현미에게 갔다.주현미 역시 데모테이프를 들어본 뒤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 부분이 오글거린다”며 거절했다. 이후에도 김혜연 송대관 등 5~6명에게 더 굴욕(?)을 당한 뒤에야 장윤정이 받았다. 장윤정도 ‘어머나’를 부르기로 해놓고 속상해서 사흘간 눈물을 흘렸다. 대학생 가요경연대회 출신으로 발라드 가수를 꿈꾸던 그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트로트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슬펐다. 왠지 무시당하는 음악장르로 비쳤기 때문이다.트로트는 1930년대 중반 일본 엔카의 번역·번안 노래를 거쳐 국내에 정착된 대중가요 양식이다. 신민요와 더불어 일제강점기 대중가요의 양대 산맥을 이루 성인가요로 뿌리를 내렸다. 1960년대 이후 스탠더드팝이나 포크 등이 강세를 보이는 시기에 쇠락하지만, 새로운 양식들과의 혼융을 통해 계속 생명력을 유지해왔다. 랩, 발라드, 팝 음악과 구분되는 원조 K-POP으로 반복적인 리듬과 꺾기 창법 등 독특한 5음계의 음악적 특징 때문에 ‘뽕짝’으로도 불린다.◆ 홍진영의 트로트 전향 일화, “노래가 이게 대체 뭐냐” 결과는 대히트홍진영은 경제학자 홍금우(현 조선대학교 교수)의 두 딸 중 차녀로 태어났다. 스무살 때인 2005년 서울로 올라와 1년간 연극을 시작하고, 이듬해 드라마 ‘연개소문’을 통해 브라운관에 데뷔한다. 걸그룹 가수가 꿈이었던 그는 두 번 실패 후 세 번째 도전한 스완이란 그룹으로 소원을 풀지만 1집 활동을 끝낸 뒤 소속사가 부도로 문을 닫으면서 공중분해됐다. 애프터스쿨 합류 제의가 들어오기도 했으나 그룹에 대한 부정적 기억 때문에 거절했다.2008년까지 ‘사이다’의 한 코너인 ‘안나의 실수’에 출연하는 등 연기활동을 재개하지만 끝내 가수 꿈을 포기하지 못한다. 대신 걸그룹의 꿈을 접고 트로트가수로 파격 변신을 선언한다. 그의 데뷔곡 ‘사랑의 배터리’는 발표하자마자 홍진영 특유의 통통 튀는 매력이 뚝뚝 묻어나며 빠르게 히트했다. 홍진영의 디지털 싱글이자 솔로 데뷔곡인 이 곡은 발라드와 R&B 전문 작곡가였던 조영수가 처음으로 작곡한 트로트 노래로도 주목을 받았다.장윤정의 데뷔 당시처럼 홍진영 역시 트로트 전향에 얽힌 숨은 일화가 있다. 처음 곡을 받았을 때 홍진영은 펑펑 울었다고 한다. 이 곡의 원래 주인은 걸그룹 씨야였다. 약간 트로트 느낌의 댄스곡으로 2집 수록곡으로 넣을려고 했다가 홍진영에게 가게 됐다. 홍진영은 “노래가 이게 대체 뭐냐”며 내심 속상했지만 결과적으로 ‘사랑의 배터리’는 떴다. 누구도 앞날은 모른다는 점에서 장윤정의 ‘어머나’와 홍진영의 ‘사랑의 배터리’는 닮은꼴이다.◆ 장윤정-홍진영, 젊은 트로트 선도하며 전국민적 인기장르 가수로 자리매김팬들은 최근 출산 직후 보여준 장윤정의 행보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장윤정은 지난 12일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세월아’ ‘목포행 완행열차’ 등 8집 수록곡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트로트 장르의 확장성을 완벽하게 구현해 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세계적 음악 트렌드인 EDM 장르 중 뭄바톤과 트로피컬을 트로트와 크로스 오버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앞서 지난 8일에는 홍진영이 정규앨범 ‘Lots of Love’를 발매해 색다른 시도에 나섰다. 데뷔 싱글곡 ‘사랑의 배터리’ 이후 첫 정규앨범 타이틀곡 ‘오늘 밤에'(Love Tonight)는 레트로풍 트로트 곡으로 벌써부터 ‘홍진영표 국민 트로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팬들한테는 EDM 접목과 언니 홍선영과 ‘깜짝 콜라보’ 등 다양한 음악적 시도가 도드라졌다.가요계에 젊은 트로트를 선도해온 장윤정과 트로트에 생동감을 불어넣은 홍진영은 가장 대중성이 큰 인기가수다. 트로트 영역을 전국민적 인기장르로 확산하면서 중장년 이상 어르신들은 물론 젊은층 세대들 사이에서도 아이돌 못지 않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트로트 장르를 통해 밝고 유쾌하고 친근하게 대중과 함께해온 이들의 존재만으로 가요계는 활력이 넘친다. ‘트로트 여제들’의 화려한 귀환이 반가운 이유다.
출처 : [http://news.tf.co.kr/read/entertain/1747907.htm, 2019/03/13 15:05:19]